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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. 이런 여행을 위한 짐 싸기가 그렇게 중대한 일처럼 느껴지면 안 되는데, 그렇게 느껴졌다. 침대 위에 열린 채로 놓인 내 여행 가방은 비어 있었고, 나를 조롱하는 것 같았다. 어떤 사람들인지도 모르는 남편의 가족을 방문할 때 무엇을 꾸려가야 할까? 격식을 차려야 할까? 캐주얼하게? 비판적인 사람들일까? 환영해 줄까? 모든 가능성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다가 결정을 내리지 못해 마비된 기분이었다.

나는 한숨을 쉬며 옷장을 응시하면서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넘겼다. 내 옷 대부분은 "위압적인 가족을 방문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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